아시아 축구에 대한 박지성의 공헌(2) by 와짜용

2002년 6월 14일, 한국의 여름은 뜨거웠습니다. 그리고, 한 여드름 투성이의 선수는 전세계의
이목을 자기에게 집중 시켰고, 한사람의 몸값이 한국팀 전체의 몸값보다 비쌌던, 포르투갈의
눈물을 볼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몸싸움을 잘하지도, 달리기가 빠르지도, 슈팅을 누구보다 잘 하지도 못했던, 이 날의 주인공은
이제 한국 뿐만 아니라, 아시아 대륙 전체의 자랑이 되었습니다. 오늘 저는 듀어든의 칼럼
읽었습니다. 창피하고 부끄러웠습니다. 한국내에서 언론 뿐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입모아서,
"아, 이제 박지성은끝난거 같다. 맨유에서 방출될 것 같아." 라고 말하는 지금,

한 외국인은 오히려, 이런 박지성에 대한 아시아 축구계의 공헌을 주제로 칼럼을 냈습니다.
현재 칼럼으로 쓸 주제는 수도 없이 많습니다. 유벤투스가 우승을 확정 짓고, 맨시티가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고, 유로와 올림픽이 눈앞에 있고, 시즌이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많은 이야기가
쏟아지는 지금, 우리도 하지 않는 걸 외국인 칼럼리스트가 썼다는게 반성을 하게 하더군요.

박지성에 대한 커리어 이야기는 이젠 대한민국 누구나 다 압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박지성의
공헌과 그에 대한 댓가였던 노력에 대해서는 현재, 지금, 조금은 소홀한 듯 합니다. 수준낮은 댓글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박지성을 까고 있고, 박지성 선발=맨유 패배라며 비난을 쏟아 냅니다.

박지성이 유럽축구에서 욕을 먹어야 하는 이유를 들라면, 편견의 시각에서 수없이 많은 요소를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 편견과 싸워 이겼고, 차범근에 이어 유럽축구에서 가장 성공한
아시아 축구선수 중 한명이 되었습니다.

강팀을 상대하면서, 그는 항상 기용되었고, 바르셀로나가 지금의 전성기를 구사하기전, 철저히
바르셀로나를 상대하여 승리를 거뒀습니다. 메시가 힘들어했고, 피를로가 힘들어 했습니다.
첼시가 힘들어 했고, 아스날의 벵거감독은 그의 이름에 얼굴을 찌뿌리기도 했고,
인테르 시절, 무링뇨 감독의 주요체크 선수 중 하나로 언급되기도 했습니다.

그 선수가 바로 "박지성" 입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이 개막하기 전, 일본과의 친선경기는 지금도 잊지못합니다.
저는 군대에 있었고, 군대 선임들과 경기를 보았죠. 선발 선수 이름 중 박지성의 이름이 호명되자,
울트라 닛폰은 야유를 퍼부었고, 경기 초반, 이는 계속 되었습니다.

그리고 골이 터지고 그는 지그시 그들을 쳐다봤죠. 그간 볼 수있던 박지성의 세레머니가 아니었습니다.
팀은 원정월드컵 첫 16강을 목표로 두고 있었고, 이런 상황에서 일본과의 결전은 승리가 꼭
필요하였는데 , 그는 일본 수비진을 깨부수며, 골을 작렬했고, 울트라닛폰을 침묵시켰습니다.
그 골세레머니는 제가 본 그 어떤 세레머니보다 멋진 최고의 세레머니가 되었습니다.

경기가 승리로 끝난 후, 그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울트라 닛폰의 야유에 골로 화답했다."

박지성에게 이번시즌은 혹독한 시즌입니다. 연봉이 수직상승하였지만, 팀의 성적은 그러지 못했고,
자연스레 팀의 경기 수가 줄어들면서, 팀은 로테이션보다 기존 많이 뛰던 선수들의 기회가 더 많았습니다.
그리고 이는 박지성의 방출설로 이어졌습니다.

물론, 방출이 될 수 있습니다. 정말로 맨유가, 퍼거슨 감독이 박지성에 대해서 더이상 전술적으로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말이죠. 박지성이 지금까지 한게 얼만데, 응원은 못할 망정 까냐? 라고
말하는 게 아닙니다. 박지성에 대한 비판, 비난 모두 박지성에게 필요한 사안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정말로 이게 비난할 사항인지, 다시한번 생각을 해보고, 비난했음 합니다.
눈앞에 두었던 다섯번째 EPL우승메달이 옆동네로 가게 될 상황이지만, 그에게는 이미 네게의 메달이
있습니다. 호날두도 3개밖에, 메시는 단 한개도 없는 그 메달을 박지성은 네개나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좀 더 관대하게 그의 활약을 기다려야 할 때라고 봅니다.
아직 그에게는 약 2-3년의 선수생활 혹은 그 이상의 시간이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축구를 시작하면서 그는 언제나 비난과 비판에 시달렸습니다. 대학입학때도, 프로입문때도,
올림픽, 국가대표팀 발탁때에도, 유럽에 진출해서도 그는 항상 같은 시련속에 있었고, 나날이 그 강도는 세졌죠.
결국 그 싸움에서 이겼고, 그는 지금도 그 싸움에서 살아남아 있습니다.

기다려 줍시다. 조금만 더, 기다려 줍시다.
그의 축구는 선수로써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상황이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축구는 스포츠 중 가장 반전이 많은 스포츠 입니다. 그리고 우리를, 아시아를, 대표해서 한 선수가
축구를 하고 있습니다. 이 반전 많은 스포츠에서 우리의 선수가 기필코는 보여줄, 그 깜짝 반전을
우리 모두 조금만 기다려 줍시다.


덧글

  • ㅇㅇ 2012/05/08 18:26 # 삭제

    메시가 EPL 메달이 0이라고 언급하는건 사족으로 보임.
  • 와짜용 2012/05/08 18:28 #

    중요한것은 그게 아니라고 생각됩니다ㅋㅋ 제가 진정 메시보다 뛰어나다라는 걸 표현하려 했다면, 이런식의 글을 쓰진 않았겠죠.
    너그럽게 넘어가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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