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K리그 마치막 슈퍼매치 이모저모. by 와짜용


 슈퍼매치가 끝난지 벌써 꽤 시간이 흘렀지만, 여러가지 사건사고가 있었던 경기여서 여운이 가장 많이 남는 경기가 되었네요.
스코어는 1-1로 수원의 서울전 7연승 행진은 끝났고, 서울은 우승에 가까워졌지만 수원은 8연속 무패행진을 기록하며 내년시즌을
기약하게 되었습니다. 사실상, 우승은 전북과 서울의 경쟁으로 끝날 것이고, 수원은 3위싸움을 해야하는 상황이지만, 두팀의
경기는 이제 역사를 더해가며 수준높은 경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슈퍼매치의 여운을 가득담아 몇가지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1. 스코어! 1-1 공정한 결과였다.
 
 사실, 수원의 팬으로써 굉장히 아쉬운 경기였습니다. 양상민 선수가 퇴장당하기 전 수원은 서울의 공격을 효율적으로 막아내면서
날카롭게 서울의 골문을 위협하였고, 수비의 실수를 틈타서 선취골을 성공시키며 앞서나가고 있었습니다. 서울이 완벽하게 밀린
것은 아니었지만, 하대성의 플레이가 살아나지 못하면서 데몰리션은 물론 에스쿠데로의 공격까지 모두 수원의 수비수들에게
완벽하게 막히고 있었고, 서울은 위협적인 장면을 많이 만들어내지 못하였습니다.

 후반이 시작되면서, 하대성의 플레이가 살아나고 최효진의 투입과 정조국의 투입은 수비에 치중하게 된 수원의 골문을 수없이
두드렸고, 결국 후반 40분경에 정조국의 골이 들어가면서 동점이 되면서 무승부로 경기는 끝났습니다. 전반전은 수원이 후반전은
서울이 지배하면서 스코어는 1-1, 양팀 모두에게 아쉬운 한판이었지만 어떻게 보면 공정한 스코어였습니다.

 2. 곽광선에서 최재수까지, 수원의 단단한 수비의 힘.

 이 날, 수원의 수비는 굉장한 집중력을 보였습니다. 양상민 선수가 퇴장당하기 전에도 그 후에도 서울의 공격을 수차례 막아내면서
단단함을 보여주었고, 곽희주의 공백을 곽광선이 훌륭하게 막아내면서 데얀은 곽씨 노이로제에 걸릴 정도로 K리그 득점랭킹 1위를
주눅들게 하였습니다. 오범석의 오버래핑과 적절한 수비커팅은 물론, 양상민의 훌륭한 크로스와 보스나의 투지높은 수비력, 패널티
박스 안에서도 과감하고 깔끔하게 슬라이딩 태클을 해내는 곽광선, 후반전 투입후 수비에 치중하던 수원에서 수비는 물론, 

 엄청난 드리블 돌파까지 보인 최재수, 수비를 넘어서 날아오는 공을 막아내는 정성룡까지 정말이지 수원의 수비는 명품이었습니다
특히나 최재수 선수는 제게는 굉장히 인상깊었습니다. 단 한번의 실수가 실점으로 이어지긴 했지만, 그가 보여준 투지와 땀은 
그 날 상암을 찾아온 수원의 팬들에겐 분명 박수를 받을 만 했습니다. 대표팀에도 승선하였으니, 좋은 모습을 보여서 노력을 꽃
피우길 바라겠습니다.



 3. 하대성의 조율, K리그 최고 공미의 힘.

 제가 서울의 선수들 중 가장 탐나는 선수가 바로 하대성입니다. 하대성의 이 날 플레이는 끈기있고 무모했고 무식했고 강했습니다.
상암의 1층응원석은 하나의 매력으로 다가오는 점 입니다. 빅버드의 1층이 좀 더 그라운드에 가까운 느낌이 든다면, 상암의 원정
응원석 1층은 그라운드를 내려다보는 시선으로 되어있습니다. (물론 그래도 K리그 최고의 경기장은 빅버드!)

 그렇기에 경기를 지켜보는 내내 하대성의 플레이는 서울의 선수지만 박수를 보낼만 했습니다. 물론 서울의 다른 선수들도 열심히
뛰기는 했지만 확실히 눈에 띄더군요. 하대성은 숏패스에서 사이드로의 롱패스까지 정말 중앙에서 모든 플레이의 시발점이 되었
습니다. 데얀, 에스쿠데로, 몰리나, 최효진, 정조국 등 공격을 진행하는 모든 구성원들을 조율하고 공격을 풀어나가려는 모습은
조금 무섭기까지 했습니다. 

 흐름이 확실하게 서울에게 넘어가기 시작하던 것은 후반전 25분경에 나온 정조국의 빗나간 슈팅이었습니다. 불안했지만 계속해서
잘 막아오던 수원의 수비에도 이 슛은 정말이지 간담을 서늘하게 했습니다. 데얀의 센스있는 패스는 확실하게 정조국에게 골을 
넣기 위한 공간을 만들어주었고 곽광선이 다가오는 시점에선 이미 슛은 골대를 향하고 있었습니다. 선방을 거듭하던 정성룡도
가만히 있게 만들었지만 살짝 벗어나면서 서울에게는 악몽이 수원에게는 안도의 한숨이 나오는 한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부터 서울의 분위기가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최효진은 더 적극적으로 오버래핑을 하고 하대성과 고명진의 플레이에
정조국과 데얀도 살아나기 시작했죠. 결국 하대성의 패스한방이 수원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무너뜨리면서 골로 연결되었습니다.
서울의 수원전 6경기만에 나온 골이었고, 연패를 끊으며 리그 우승에 조금 더 다가서게 되는 골이 나왔던 것입니다.

 


 4. 수원과 서울, 서울과 수원 수준이 굉장히 높아졌다.

 K리그의 수준을 EPL에 비교하자면, 누구나 EPL의 수준이 훨씬 높음을 알 것입니다. 그러나 K리그의 수준은 확실하게 나날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아직 축구의 열기에 비해 K리그는 많은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리그의 치열함이 시간이 
지날수록 치열해지고 있고, 많은 이야기들이 나오는 것만 보더라도 시간이 흐르면 분명, K리그가 많은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음을 보여준 경기였습니다.

 데얀과 라돈치치, 하대성과 박현범, 정성룡과 김용대가 반 페르시와 토레스, 사비와 야야투레, 카시야스와 체흐 같은 수준 높은
축구선수는 아닐지 몰라도 축구안에서의 그 치열함은 그 이상이 될 수 있었습니다. 매번 K리그의 뉴스에서 보는 댓글의 특징에서
가장 안타까운 것은 K리그를 사랑해주지 않는 것이 아니라 K리그를 비하하고 마치 해외축구를 사랑하는 자신이 K리그를 사랑하는
팬들의 위에 있다는 듯이 말하는 점이 가장 안타까웠습니다.

 주위에서도 그런말을 많이 합니다. 
 'K리그 따위를 왜보냐. 해외축구나 봐라.' '수원을 왜 좋아하냐 맨유,첼시,바르셀로나를 좋아해라.'
 
 어떤 스타일의 축구를 좋아하고 어떤 축구리그를 보는 것은 개인의 자유라고 생각합니다. 해외축구와 K리그를 동시에 좋아하는
저로써는 유럽리그가 K리그보다 축구수준이 높을지는 몰라도 그 안에서의 재미는 분명 비등비등하다고 봅니다. 개인의 가치관의
차이겠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K리그의 팬들이 해외축구팬들의 밑에 깔려있는 마치 계급론의 입장에서 보는 듯한 발언을
볼때면 정말이지 안타까울 뿐 입니다. 

 K리그를 무조건적으로 사랑해줘라는 말이 아닙니다. 사랑하지 않고 좋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리그가 매력적으로 다가가지 
못하는 점은 K리그의 잘못이 크겠지만, 그렇다고 축구를 계급론적으로 본다면, 그러한 자세에 대해서는 욕을 날려주고 싶네요.

 아시아 축구도 많은 발전을 거듭하고 있고, 그 속에서도 K리그는 단연코 상위권리그에 속합니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매년 K리그의 클럽들은 좋은 성적들을 내고 있고, 이번시즌에도 울산은 굉장한 화력을 바탕으로 아챔 결승전에 올라있습니다.
열악한 환경속에서 K리그는 아시아축구역사에 굉장한 업적을 내고 있고 "분명하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K리그를 무조건 사랑해달라는 말은 더이상 하지 않겠습니다. 그렇지만 비하는 하지 말아주었으면 좋겠습니다.
K리그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 속에서 노력하는 선수들과 코칭스테프, 구단들, 그리고 팬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축구를 위해
서 하나의 장에 모인 사람들이고 마땅히 하나의 축구인들로써 존중 받아야할 권리가 있다고 봅니다.

 K리그를 존중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5. 꼭 한번 말하고 싶었던 애국가 보이콧 논란.

 경기가 끝난 직후부터 어제까지 정말 수원의 팬으로써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여기저기 댓글에서는 비난여론이 들끓었고,
그간 좋지 못했던 이미지에 수원의 서포터즈들은 그야말로 모든 축구팬들의 비난을 받았습니다. 뭐 여러가지 말이 많았습니다.
스피커를 일부러 껐다는 소리에서 수원이 알고서도 무시를 했다는 말까지, 서로의 입장에 대한 이해는 뒷전이었고 여러곳에서
중구난방으로 나오는 소리들에 서로를 비난하기만 했습니다. 변명아닌 변명 좀 해보려고 합니다.

 (이 발언은 프렌테 트리콜로, 수원의 공식서포터즈와는 상관이 없음을 밝힙니다.)
 수원의 응원은 항상 상암에서 경기가 시작되기전 서울의 팬들과 서울선수들의 홈팀 응원속에서 수원선수들의 사기를 고취시키고
서울의 응원전에 밀리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경기가 시작하기 1시간 전부터 수원의 응원석 뒤에서는 북소리가 들리고
응원가가 울리며, 갖가지 응원이 펼쳐집니다. 특히나 가장 응원이 고취되었을때가 경기가 시작되는 순간입니다. 선수들이 입장하
는 순간부터 모두가 목이 터져라 응원을 합니다. 그때가 바로 가장 소리 높여 응원하는 순간이죠. 사건이 그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결과론적으로 보면, 수원의 서포터즈들이 잘못을 했습니다. 국민의례를 망치는 결과를 가져왔고, 이는 분명 잘못한 일입니다.
하지만, 수원의 입장에서도 억울한 부분은 분명있었습니다. 상암에서의 경기를 지켜보는 동안 A매치를 제외하고 이번 경기가
처음으로 국민의례를 하는 경기였습니다. 사실 슈스케를 몇번 보았던 저는 경기 시작전에 슈스케 톱4가 나올때, 애국가 부르러
온 건가? 하는 생각은 있었습니다. 톱4가 온다는 소식도 공식적인 소식통이 아닌 그저 SNS에서 톱4가 온다라는 소식만 들었기에
어떠한 행사에 대해서도 듣지 못한 상황이었고, 수원의 서포터즈들도 평소와 다르지 않게 응원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평소와 다르지 않았던, 수원의 서포터즈들과는 다르게 상암에서는 국민의례가 펼쳐졌고, 수원의 서포터즈 사이에서도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우물쭈물하는 관중들도 많았고, 군중심리에 생각과 행동이 다르게 취해지는 서포터
즈들도 있었습니다. 사실 스피커가 들리지 않았습니다. 이건 서울측에서 끈것이 아니라, 서포팅의 소리가 컸기에 그랬다고 생각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들이 서포팅을 주도하던 분들에까지 전달되는 과정은 오래걸렸습니다. 

 아시다시피 수원의 서포팅은 북소리에서부터 목놓아 부르는 응원까지 정말 시끄럽습니다. 그 속에 있으면, 서울의 장내아나운서의
말이 들리지 않을 정도죠. 그런 상황속에서 국민의례는 끝이났고, 이것이 언론을 통해서 어떠한 해명과 사실확인도 되지 않은채
그대로 알려지면서 수원의 서포터즈에 대한 논란이 생겨났습니다.

 수원의 잘못을 미화하고자 하는 생각은 전혀없습니다. 하지만, 분명 서울의 행정절차에 대해서도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봅니다.
서울의 경기장에서 그동안 국민의례는 하지 않았고, 슈스케 톱4의 출연으로 국민의례가 행사로 잡혀있었다면 분명 이 부분에 
대해서 미리 알려주었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만약, 이러한 절차에도 무시를하면서 응원을 펼쳤다면, 수원의 서포터즈인 제가
직접 수원의 서포팅에 대한 비난을 하였을테지만, 수원의 서포터즈들은 전혀 그러한 상황에 대한 인지가 없었고, 항상해오던
응원을 하는 과정에서 적절하게 행동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였고 모든 비난의 화살을 받게 되었습니다.

 굉장히 답답하고 억울했습니다. 어느 누구의 전적인 잘못이 아니라, 수원과 서울 모두 미숙한 부분이 있었음에도 이때다 싶어서
여러 댓글들은 수원을 그대로 비난받이로 사용하고 있더군요. 언론에 대해서도 아쉬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조금만 더 양측의
입장을 대변하는 취재를 한 후에 이에 대한 기사를 썼어도 되지 않았을까 하는 원망도 많이 생겨났습니다. 그 이후에도 여전히
어떠한 대변되는 기사는 찾아볼 수 없고 그냥 수원의 서포터즈들은 개망나니가 되버리고 말았습니다.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잘못을 전가해버리려는 것이 아니라 조금은 억울한 부분이 있음을 알리고 싶은데 힘이 없네요.
왜곡된 시선은 그대로 더 큰 왜곡을 만들어 버렸고, 그냥 이대로 사건은 끝이 나려고 합니다. 경기가 끝난 후에도 미련이 남는
이유는 경기에서 무승부를 거둔것이 아닌, 이러한 부분이었습니다. 

 아픔이 분명 남았던 슈퍼매치였지만, 더 성숙해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수원은 내년 시즌에도 슈퍼매치에서 더 강한 모습으로 슈퍼매치와 리그 모두 우승에 근접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하고,
서울도 이에 못지 않은 모습으로 더욱더 큰 라이벌로 성장했으면 합니다. 두 클럽의 발전을 기원합니다.

 재미도 많았고, 미련도 많았던 슈퍼매치가 끝이 났지만, K리그의 우승경쟁은 이제 시작인 듯 합니다.
 얼마남지 않은 K리그 많은 이야기를 통해서 많은 사랑을 받고, 끝까지 재미있는 경기들이 펼쳐졌으면 합니다.

[사진출처는 모두 사진속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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